보은군의회 일부 의원의 이른바 '갑질 의정활동' 논란이 공무원노조의 규탄 집회와 군의회의 공식 반박으로 이어지면서 양측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충북지역본부 보은군지부(지부장 이해숙)는 지난 28일 보은군청 광장에서 규탄 집회를 열고 일부 의원의 고압적인 언행과 무리한 자료 요구를 문제 삼으며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이에 보은군의회(의장 이경노)는 같은 날 의원 일동 명의의 입장문을 발표하고 공직자의 인격과 권리는 존중돼야 하지만, 객관적인 사실 확인에 앞서 특정 의원의 잘못을 기정사실화하거나 정당한 의정활동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 23일 공무원노조 보은군지부가 조합원들에게 담화문을 보내면서 불거졌다.
당시 노조는 일부 의원이 공무원들에게 특정 지역구 사업을 강요하고, 자료 요구와 업무 협의 과정에서 언성을 높이는 등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러한 언행으로 해당 공무원들이 모욕감과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며 군의회 차원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반면 논란의 당사자로 지목된 A의원은 관련 주장을 부인했다.
A 의원은 "긴축재정에 따른 예산 편성 과정에서 읍·면 숙원사업 예산이 줄어들 경우 주민 불편이 발생할 수 있어 대규모 사업 예산의 조정을 검토해 달라는 취지로 의견을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당시 다소 목소리를 높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자료 요구와 행정사무감사 관련 언급은 의원으로서 정당한 의정활동의 일환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공무원 노조는 28일 규탄 집회를 통해 대응 수위를 높였다.
이날 이해숙 보은군지부장은 "많은 조합원이 개선과 사과를 요구했지만 의회에서는 인정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조합원들을 거짓말쟁이로 취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의정활동을 위한 자료를 요구하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존중을 받지 못했다"며 의회의 태도 변화와 상호 존중을 요구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전·현직 노조 관계자들도 정당한 의정활동과 공무원에 대한 부당한 언행은 구분돼야 한다며 의회를 비판했다.
전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충북지역본부장을 지낸 최성규 씨는 "지방의회와 집행부 공무원은 상호 존중하는 가운데 지역 발전을 위해 함께 일해야 할 동반자"라며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정원기(전 옥천군지부장) 충북지역본부 사무처장 후보 역시 "의회의 감시와 견제 역할은 존중하지만 의정활동이라는 이유로 모든 말과 행동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며 공무원들의 권익 보호를 강조했다.
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군의회와 해당 의원의 사과, 갑질 방지 대책 수립, 상호 존중하는 수평적 조직문화 조성 등 세 가지를 요구했다.
하지만 보은군의회는 노조의 문제 제기 방식과 대응 지침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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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노 보은군의회 의장이 28일 공무원노조가 제기한 일부 의원의 갑질 의혹과 관련해 의원 일동 명의의 공식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
군의회는 입장문에서 "공직자의 인격과 권리가 존중돼야 한다는 원칙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이번 사안의 처리 과정과 향후 대응 방식에 대해서는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특히 노조가 조합원들에게 의원의 자료 요구를 공문으로만 처리하고, 대면 시 녹취하거나 노조 지부장의 동행을 요구하도록 안내한 점을 문제 삼았다.
군의회는 "이러한 일률적인 대응 지침은 의회와 집행부 간 정상적인 업무 협의와 소통에 상당한 제약을 초래할 수 있다"며 재검토를 요청했다.
또한 지방의회 의원은 군민의 대표자로서 군정 전반을 감시하고 예산과 사업의 적정성을 검토할 책무가 있으며, 이를 위한 자료 요구와 의견 제시는 정당한 의정활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군의회는 "정당한 의정활동이라 하더라도 부적절한 언행이 있었다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제기된 주장만으로 특정 의원의 잘못을 확정하거나 객관적인 사실 확인에 앞서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의정활동의 정당성에 대한 판단과 개별적인 언행에 대한 평가는 구분돼야 한다"며 "의회 역시 필요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